daily essay: June 2008 Archives
1987년 6월 29일은 역사적인 6·29선언이 발표된 날이다.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바라던 국민들을 상대로 전두환 정권은 결국 시민의 힘에 굴복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하겠다는 6·29 선언을 발표하게 된다.
20여년이 지난 오늘 이명박 정부는 폭력적인 시위진압을 통해 그들 역시 전두환 정권과 전혀 다르지 않음을 증명했고, 이제 이명박 대통령은 합법적인 선거를 통해 당선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권의 정당성을 국민에게 다시 확인 받아야 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이제 소고기 수입 여부와는 상관없이, 시민들은 이명박 정부의 퇴진을 아주 정당하게 외치게 될 것이다. 국민을 보호하지는 못할망정 폭력을 행사하는 정부는 더이상 국민의 정부일 수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그들의 폭력성은 더해갈테고, 시민들은 절대로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려면 이제 최소한 6·29 선언에 준하는 국민의 심판을 받을 수 밖에 없게 생겼다. 지난 6·10 시위의 경우 많은 지식인과 결정적으로 전 노무현 대통령의 헌정유지 요구로 인해 국민의 촛불은 꺼졌으나, 이제 그런 도움도 이명박 정부는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이명박 정부는 6월 29일의 폭력적인 시위진압으로 그들이 존재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음을 만천하에 보여주었다. 유모차를 향해 소화기를 쏴대고, 어린 여학생을 곤봉과 군화발로 집단 린치하는 장면은 그 대표적인 장면으로 역사에 길이 남게 될 것이다.
이제 국민들은 헌정중단이 몰고올 혼란에 대한 걱정에 앞서 우리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명박 정부에 대항할 것이다. 이미 신뢰를 잃어버린 이명박 정부는 언제까지 지속되더라도 역사적으로 최악의 정부로 남게 될 것이고, 그 정권이 끝난 이후에는 그들은 전두환 정권의 수괴들이 그러하였듯이 국민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으며, 건너지 말아야 하는 강을 건넜다. 이명박 정권의 생명은 사실상 오늘부로 끝났고, 그들은 사유화한 검찰, 경찰 권력을 동원해 언제까지 생존한다하더라도 호흡기에 의해서 겨우 생명이 유지되는 식물인간 상태 이상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촛불시위 동영상이나 사진을 보고 있자니 2MB OUT 이라는 문구가 많았다.
2MB는 말할 것도 없이 이명박의 이니셜이고, 2(숫자) + MB(알파벳)의 합성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야 2MB가 이명박임을 알겠지만 외국인들은 사실 2MB가 왜 이명박의 이니셜인지 좀 의아할런지도 모르겠다. 일단 이것은 집단지성의 대단한 조어력이라고 해두자. OUT은 대략 나가라는 동사의 뜻으로 쓰인 것 같다. 하지만 OUT은 동사로 쓰이는 경우가 없으니 일종의 콩글리시라고 봐도 될 것 갈다.
이 간단하면서도 축약적인 문구의 뜻은 대략 "이명박은 물러가라" 혹은 "이명박은 나가라" 정도의 뜻인 듯 하다. 그 뜻이 애매모호한게 좋은 건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좋게 본다면 의미를 모호하게 함으로 다양한 세력을 규합할 수 있는 것일테고, 나쁘게 본다면 시위의 목적 자체가 모호해질 수가 있다.
가령 일부 세력은 2MB OUT 이라는 피켓을 들고 이명박의 정치적 완전 퇴진을 원하는 반면, 어떤 세력은 단지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 쇠고기 파동에서 (재협상 등을 통해)국민의 뜻을 따르기를 원한다.
워낙 소통이 안되는 이명박이니 이왕이면 피켓에 나오는 글이나 외치는 표어를 그가 이해할 수 있도록 바꾸면 어떨까? 청와대 집무실 책상에서 그도 시위 생중계를 잠깐이라도 볼 테니까. 이명박은 스스로를 CEO라고 규정한 사람이니 그가 알아듣게 말하려면 "이명박은 물러가라" 라던가 "이명박은 퇴진하라"보다 "이명박은 사표써라"가 더 효과적 일 것 같다. 소고기 협상에 대해서만 2MB OUT을 한정한다면, 그 표어는 "이명박은 자수해라"가 좋지 않을까? 우리 국민은 착하니까, 진짜 자신의 죄를 사죄하고 그가 할 수 있는 것을 한다면 금새 그를 용서해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경험상, 사기꾼이 자수하는 것을 본 적이 없고(자수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거짓자수였다) 여러번 사기를 친 사람이 진심으로 참회하면서 반성하는 건 더더욱 본 적이 없다.
이명박은 자기당의 파트너 박근혜까지 속이는 사람이니 사기의 급수는 내가 상상할 수 없는 정도일테고, 그가 정말 자수를 할까 기대하는 건 누구 말대로 쥐귀에 경읽기가 될 것 같다.
동물은 말 안들으면 때려서라도 말을 듣게 할 수 있는데, 사람은 그럴 수도 없고. 참 한심한 난국이다.
생각보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경찰 폭력의 그 수위가 점점 높아가고 있고, 일반인들의 분노는 그에 비례 아니 제곱비로 높아지고 있다.
역시 그 도화선이 된 것은 영상물. 편집 없이 생방송으로 인터넷을 통해 이번 사태가 중계돰으로 인해서 언론 통제니 이런 것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사태가 커지고 있다. 경찰의 폭력이 화재 현장에 붓는 기름이라면, 생방송으로 중계되는 동영상은 폭팔을 가속화시키는 공기같다고나 할까.
예전이나 지금이나 문제는 최고 집권층이다. 대통령 이명박은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치더라도, 아무도 이명박에게 사태의 심각성을 직언할만한 참모가 없다. 그럴 능력이 있는 사람이 젼혀 없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이런 사태에 대한 경험도 전무해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