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은 사표써라
촛불시위 동영상이나 사진을 보고 있자니 2MB OUT 이라는 문구가 많았다.
2MB는 말할 것도 없이 이명박의 이니셜이고, 2(숫자) + MB(알파벳)의 합성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야 2MB가 이명박임을 알겠지만 외국인들은 사실 2MB가 왜 이명박의 이니셜인지 좀 의아할런지도 모르겠다. 일단 이것은 집단지성의 대단한 조어력이라고 해두자. OUT은 대략 나가라는 동사의 뜻으로 쓰인 것 같다. 하지만 OUT은 동사로 쓰이는 경우가 없으니 일종의 콩글리시라고 봐도 될 것 갈다.
이 간단하면서도 축약적인 문구의 뜻은 대략 "이명박은 물러가라" 혹은 "이명박은 나가라" 정도의 뜻인 듯 하다. 그 뜻이 애매모호한게 좋은 건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좋게 본다면 의미를 모호하게 함으로 다양한 세력을 규합할 수 있는 것일테고, 나쁘게 본다면 시위의 목적 자체가 모호해질 수가 있다.
가령 일부 세력은 2MB OUT 이라는 피켓을 들고 이명박의 정치적 완전 퇴진을 원하는 반면, 어떤 세력은 단지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 쇠고기 파동에서 (재협상 등을 통해)국민의 뜻을 따르기를 원한다.
워낙 소통이 안되는 이명박이니 이왕이면 피켓에 나오는 글이나 외치는 표어를 그가 이해할 수 있도록 바꾸면 어떨까? 청와대 집무실 책상에서 그도 시위 생중계를 잠깐이라도 볼 테니까. 이명박은 스스로를 CEO라고 규정한 사람이니 그가 알아듣게 말하려면 "이명박은 물러가라" 라던가 "이명박은 퇴진하라"보다 "이명박은 사표써라"가 더 효과적 일 것 같다. 소고기 협상에 대해서만 2MB OUT을 한정한다면, 그 표어는 "이명박은 자수해라"가 좋지 않을까? 우리 국민은 착하니까, 진짜 자신의 죄를 사죄하고 그가 할 수 있는 것을 한다면 금새 그를 용서해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경험상, 사기꾼이 자수하는 것을 본 적이 없고(자수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거짓자수였다) 여러번 사기를 친 사람이 진심으로 참회하면서 반성하는 건 더더욱 본 적이 없다.
이명박은 자기당의 파트너 박근혜까지 속이는 사람이니 사기의 급수는 내가 상상할 수 없는 정도일테고, 그가 정말 자수를 할까 기대하는 건 누구 말대로 쥐귀에 경읽기가 될 것 같다.
동물은 말 안들으면 때려서라도 말을 듣게 할 수 있는데, 사람은 그럴 수도 없고. 참 한심한 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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