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물방울과 와인의 세계
와인 열풍이란다. 큰 서점에 가면 의례 와인 관련 서적 코너가 있다. 나온 책 종류만 수십종이다.
책 뿐이 아니다. 아니 단행본 책보다 더 인기를 끌고 있는게 와인 만화다. 신의 물방울은 소위 와인 마신다는 사람들에게는 거의 성경이나 코란과 비슷할 정도의 권위를 획득했다. 이 만화에 나오는 와인은 비싸도 없어 못판다고 한다.
먼나라 이웃나라로 교양만화라는 개척한 이원복도 와인에서 돈 냄새를 맡았는지 와인의 세계라는 와인 교양 만화를 얼마전 내놓았다. 이 또한 시장에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단다. 벌써 이 책 가지고 티비를 여러번 탔으니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며칠 전에 티비 책을 말하다라는 책 소개 시간에 이 화제의 두 책을 가지고 한 시간짜리 프로그램을 온전히 채웠다.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길래 다른 책에 대한 소개라던지 두 책에 대한 건설적인 비판을 바랬지만, 프로그램은 예의상 출판사의 마케팅 솔루션으로 100퍼센트 봉사했다.
불만스러운 프로그램이었으나 또 건진 내용도 없지는 않았다. 먼저 신의 물방울 저자에 대한 인터뷰를 보아하니 작가 남매(둘이서 같이 만드는 작품이란다)는 소위 말하는 와인 매니아(오타쿠에 가까운)였다. 아파트 하나를 온전히 와인 수납장으로 채우기 위해서 빌린다는 이 남매의 모습을 보니 이들이 신의 물방울이라는 매니아적인 작품을 그려내는 것도 당연해 보였다. 일본 오타쿠 문화의 긍정적인 측면이랄까 뭐 그런 것을 이들의 인터뷰를 보고 느꼈다.
반면 이원복의 인터뷰는 우리나라의 문화 전반이 얼마나 가소로운지를 분명히 보여주었다. 와인에 대한 교양 만화를 낸 이원복은 자신의 집에 와인 200여 병 정도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보기에도 기껏해야 작은 찬장 하나 정도였다. 이원복은 신의 물방울에 대해서 이런 저런 비난을 가했지만, 솔직히 와인에 대한 사랑이나 전반적인 지식에서나 결코 이원복이 신의 물방울에 대해서 비판할 수준은 아닌 듯 싶었다. 즉석에서 하나의 단어가 떠올랐다. 이원복의 견해는 천박해 보였다.
신의 물방울과 와인의 세계를 모두 보지 않았으나 인터뷰 한 것만 봐도 두 나라의 문화에 대한 수준차가 보이는 듯 했다. 신의 물방울의 가이드를 성경처럼 믿으며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이나, 어줍잖은 지식 가지고 일본의 매니아를 비판하는 사람이나 모두 천박한 대한민국의 문화적 현실을 보여주는게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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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와인 열풍을 보면 1996년정도였나? 한창 불었던 "재즈"열풍이 생각납니다. 개나 소나 다 재즈를 거들먹거렸고 하다못해 드라마 제목조차 '재즈'이기도 했었죠. 아마 한재석, 김남주가 나왔던거 같은데... 술집 간판이 일순간에 다 '재즈 바'가 되기도 햇었구요. 재즈 컴필레이션 앨범도 곧잘 나갔다죠~ ㅎㅎ
/Sadgagman
재즈열풍 대단했죠. 그 시초는 사랑을 그대품안에라는 드라마에서 차인표가 섹소폰을 불어재낀게 시발이었구요.
꼭 재즈열풍이 나쁜 것만은 아니었던게, 그당시 재즈 열풍으로 인해서 요즘 같으면 절대로 출시조차 하지 못했을 많은 재즈 음반들이 국내에서 CD등으로 발표되었구요(지금은 CD자체를 보기 힘듭니다만). 수입음반도 구하기 매우 어려웠는데 재즈 열풍으로 많은 음반이 들어왔습니다.
저도 그 당시 재즈 열심히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재즈열풍 덕분에 듣기 어려운 재즈 음악을 조금이나마 알게되었으니 지금 따져보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우리나라도 어서 문화적으로 성숙해져서 이런 열풍 없이도 와인이니 재즈같은 다양한 문화를 풍요롭게 접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