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untu(우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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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2에 대한 추억

지금은 없어진 하이텔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였던 동호회중에 OS 동호회라는 곳이 있었다. 이곳은 이름 그대로 PC용 OS에 대한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동호회로 꼭 OS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PC와 관련된 전반적인 것들이 다뤄지는 곳이었다.

OS/2 게시판은 그중에서도 인기 게시판이었다. OS/2는 원래 IBM과 MS가 공동으로 개발하던 차세대 OS였으나 마이크로소프트가 배신을 때리고 윈도우로 독자 노선을 선언해서 IBM이 홀로 개발하고 있었던 OS였다.

DOS로 PC용 OS시장을 평정한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윈도우는 그당시 가장 진보한 GUI를 갖춘 맥OS를 본땃으나 그 성능은 미약하기 그지없었다. 텍스트 기반으로 설계된 DOS의 한계 때문이었다.

윈도우는 도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멀티테스킹이나 GUI등의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단지 도스의 그래픽 껍데기 정도의 성능을 보여주었다. 소위 말하는 파워 유저들이 모인 OS 동호회가 윈도우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했다.

자연히 OS 동호회는 시장을 지배했던 DOS와 그것의 그래픽 껍데기였던 윈도우스대신 진보된 성능을 보여주는 다른 OS를 탐구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인기를 끌었던 것이 IBM의 OS/2였다. 새롭고 진보적인 것으로만 보자면 맥OS가 진정한 차세대 OS였지만, 그당시만 해도 한국 지사가 없었던 맥킨토시 컴퓨터의 가격은 도저히 일반 PC 유저가 꿈꾸기 어려울 정도였다. 리눅스도 그당시 막 떠오르시 시작했는데 아직은 0점대 버전의 시험용이어서 몇몇을 제외하곤 별 관심을 끌지 못했다.

OS/2는 말 그대로 차세대 OS였다. 각종 진화된 신기능으로 무장했고, 시장성을 갖추기 위해서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윈도우 3.1과도 (거의 완벽한) 호환성을 보여주었다. OS/2에 약점이 있다면 메모리를 더 요구하고(최소 필요 메모리가 8메가였다), 설치가 생각외로 까다롭다는데 있었다. 그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PC의 기본 램용량은 4메가로, 이 메모리만 가지고도 윈도우 3.1은 무리없이 구동다. 설치의 경우도 윈도우 3.1이 디스켓 몇장만 갈아끼면 되는데 반해서 OS/2는 설치시 무려 20여장에 가까운 플로피 디스크를 갈아껴야했다.

어렵게 맛본 OS/2의 성능은 놀라웠다. 눈가리고 아웅식의 멀티태스킹을 보여주었던 윈도우에 비하면 OS/2는 정말 물건이었다. 도스창을 수십개 뛰우고도 아무 문제가 없이 작동하는 것을 볼때는 절로 감탄사가 날 정도였다. OS/2 매니아들은 탁월한 성능의 OS/2가 마이크로소프트를 이겨주기를 바랐지만, 아시다시피 시장은 윈도우의 독점으로 거의 끝이나버렸다. IBM도 패배를 인정하고 언젠가부터 OS/2의 개발을 중단했다.

사실상 OS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은 이 때가 마지막이었던 것 갈다. 윈도우로 일반 PC용 운영체제의 시장이 통일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웹이 대중화되면서 OS에 대한 컴퓨터 애호가들의 관심은 서서히 인터넷 쪽으로 옮겨갔다.

2007년 지금

2007년 하이텔이 문을 닫았다. OS동호회가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정도로 전설이 되버린건 더 말할 것도 없다. 한 때 열광했던 OS/2도 설치 디스켓은 여전히 남아 있으나 플로피 디스크가 개인용 컴퓨터에서 퇴출된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한낯 부피만 차지하는 폐기물에 지나지 않는다.

얼마전 PC의 남는 하드디스크에 한참 인기를 끌기 시작한 우분투를 설치했다. 우분투는 리눅스의 배포본 중 하나로 그간 복잡하다고 알려져왔던 리눅스를 손쉽게 사용하도록 만든 OS다. 다른 리눅스와 마찬가지로 공짜이고, 필요한 사람에게는 무료로 파일이 들어있는 CD까지 우송해준다.

우분투를 조금 사용해보다보니 예전 하이텔 OS 동호회 게시판을 들락날락 거릴 때가 떠오른다. 세월도 많이 지났지만 OS도 정말 많이 발전했다. 여전히 MS가 독점을 하고 있는 상황은 심히 불만스럽지만 지금은 그때와 달리 MS 독점 체제의 훌륭한 대안들이 있는 것이 다르다.

이제 곧 맥오에스 텐의 신버전 레오파드가 발표될테고, 언제나 제대로된 OS가 될까 싶었던 리눅스는 그간에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공헌과 우분투와같은 훌륭한 배포판에 힘입어 그 어느 때보다 막강해졌다.

이미 시장은 OS에서 웹으로 그 시장의 중심이 바뀌었다. 여전히 개인용 컴퓨터 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배하고 있지만, 그들은 더이상 예전과 같은 전지전능한 위치에 있지 않다. 아니 구글과 같은 웹 기반의 회사에 비하면 이미 뒤쳐져 있는지도 모른다.

다음달이면 우분투의 새로운 버전(7.04)이 나온다. 우분투를 며칠 깔짝깔짝 만저본게 다이지만, 개인적으로 우분투의 팬이 되어버렸다. 예전의 OS/2를 처음 보고 느꼈던 감동 을 요즘 다시 느낀다고나 할까? 다음달에 나온다는 새 버전에선 베릴이라는 엄청난 3D 데스크탑이 아예 통합되어 발표된다고 하니 이제는 윈도우의 성능도 가볍게 넘어선 리눅스를 보는 것도 시간문제가 될 것 같다.

지금의 컴퓨터 환경이 예전보다 꼭 좋아졌다고만은 볼 수 없을게다. 그 논의의 중심도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또 소프트웨어에서 웹으로 변했다. 하지만 그동안의 기술 발전과 여러 선각자들의 공헌으로 수많은 컴퓨터 키드들의 놀이터는 여전히 활기에 넘친다. 그 어느 때보다 강한 변화의 기운이 느껴지는 2007년 4월이다. 그 중심에는 우분투가 있다고 말해도 그리 과한 표현은 아닐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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