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연봉 300만불
박찬호가 겨우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팀을 잡았다. 1년 계약으로 에이전트까지 바꿔가며 얻은 계약이 뉴욕 매츠와의 계약. 연봉 300만불 이라고 기사가 났었다. 얼핏 기사만 볼 것 같으면 꽤 괜찮은 계약을 맺은 것 같지만 실상을 보니 그렇지가 않다.
그의 계약은 기본이 60만불이고 199이닝을 넘게 던져야 옵션으로 240만 불을 더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보통 연봉을 말할때 옵션으로 받기로 한 것은 넣지 않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이상하게 미국 메이저리그 아니 꼭 야구가 아니라 하더라도 외국 텀과의 계약을 하는 국내 프로선수들은 자신의 연봉을 옵션 조항을 꼭 넣어서 발표하곤 한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자존심을 위해서 신문사에서 짜고 눈가리고 아웅을 하는건지도 모르겠다.
박찬호의 계약을 정상적인 기준에서 다시 살펴면 거의 메이저리그 최저임금 수준으로 여겨진다. 60만불은 한화로 해도 5억원이 될까 말까. 옵션 조항도 따져보면 완전히 선수에게 불리하게 되어있다. 그의 옵션 조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29이닝을 돌파하면 일단 25만 달러가 보태지고 179이닝까지는 매 10이닝을 추가할 때마다 25만 달러씩이 지급되며 189이닝과 199이닝을 기록할 경우에는 45만 달러씩 지급된다 - 연합뉴스
옵션 계약이 시작되는 129이닝을 넘기려면 선발로 6인닝씩 던져도 20경기를 넘게 던져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근 5년여 동안 박찬호가 던진 이닝을 볼 때 솔직히 129인닝을 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아시다시피 박찬호는 매년 부상자 명단에 오르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그나마 그가 선발 출장을 처음부터 계속해서 할 수 있었을 적 이야기고 중간에 불펜으로 떨어지거나 부상이 생겼을 경우엔 129이닝도 던지기 힘들다고 봐야한다. 만약 부상이 없고 그의 구력이 회복되었다고 해도, 그의 나이 등을 감안했을때 매 경기 6이닝 정도면 그의 한계 투구수에 도달할 것이고 그럴 경우 그가 일년 동안 투수판에 오를 수있는 횟수는 대략 계산 가능하다.
옵션의 함정은 또 있다. 그의 올 시즌 실력이 아주 특출하지 못할 경우 시즌 하반기에는 그의 옵션 계약 때문에 출장을 못할 수가 있다. 129이닝이 넘어가면 10 이닝당 25만불을 받게 되있지만 어떤 미친 구단이 1년계약의 그저그런 선수를 위해 그런 거금을 쓰겠는가. 마이너에만 가도 연봉 30만불에 160km의 강속구를 뿌리는 선수는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시즌 후반부가 되어서 그가 경기에 꼭 나와야 하지 않는 이상 그의 출장 기회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구대성 선수가 메이저리그, 그것도 똑같은 메츠에서 뛰고 와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지 않은가. 자신의 연봉이 낮아서 출전 기회가 적었다고.
냉철하게 정리해보자. 박찬호의 이번 계약은 두가지 옵션이 있는 것으로 봐야한다. (아주)좋은 경우는 그가 98년 FA 되기 직전의 최고성적, 즉 200이닝을 넘게 뛰고 18승 정도를 챙기는 활약을 하고 300만불을 받는 것이고, 나쁜 아니 보통(그마저 그가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선발 투수로 나올 수 있을 때)의 경우는 지난 5년간의 최고실력 - 약 10승 내외 - 으로 60만불을 받는 것이다.
그의 연봉이 작년에 1500만불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계약은 굴욕적이라 할 만 하다. 그래도 그나마 팀을 잡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표정이라니, 국내 최초 메이저리거 박찬호의 처지가 좀 안쓰럽기도 하다. 또 모르겠다. 박찬호 개인은 이미 벌어놓은 돈도 많겠다 나름 구색을 갖춘 은퇴를 하려고 메츠와 계약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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