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흔들흔들 거렸다. 의자가 달그닥 거리는 소리가 나고, 구석에 처박이두었던 선풍기도 흔들거렸다. 아파트 5층에서 이런 흔들거림을 느껴보긴 처음이었다.
지진이 났던 것이다. 혹시나 싶어 거실에 계신 부모님에게 물어보니 아버지께서도 나와 같은 흔들거림을 느끼셨단다.
기상청 홈페이지나 언론사 홈페에지엔 어떤 속보, 내지는 기사도 없었다. 약 10분쯤 지난 후에야 뉴스 속보로 4.8 강도의 지진이 잠시전에 강릉에서 발생했다는 소식이 흘러나왔다.
생전 처음 경험해보는 지진이었다. 잠시동안 이었지만 이러다가 아파트가 붕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까지 해보았다.
얼마전 일본 침몰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비교적 유명해진 초난강씨(쿠사나기 츠요시)가 주연을 했던 영화로 일본이 지각및 화산활동으로 침몰한다는 내용의 영화였다. 영화상으론 일본의 전 국토가 물 속에 잠기게 되는 그런 위기상황에서 초난강의 희생적인 활약으로 일본이 완전히 침몰하는 것은 막게되지만 어쨌건 가상이더라도 자신의 국토가 물속에 가라앉는 다는 것을 상상한다는 것 자체가 끔찍한 게 아닌가 싶었다.
지진을 자주 경험하는 일본인들의 두려움이 영화적으로 반영되었는지 영화는 일본에서도 흥행에 성공 했다고 한다. 만약 이 영화가 다음주에 개봉했다면 우리나라에서도 흥행에 대박이 터졌으리라.
꼭 지진이 아니더라도 요즘 한반도(뿐만 아니라 지구 전체)가 이상하다. 서울만 해도 올 겨울이 근대적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로 가장 덥다고 한다. 알프스에선 눈이 안와서 스키장이 문을 못 열고, 북극의 그리인란드에선 지도에 없던 섬이 새로 발견되었다고 한다(북극의 만년 빙하가 녹은 탓이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태풍, 해일등은 더 자주, 강력하게 발행하리라는 것이 사람들의 예측이다. 지구 온난화와 어제 경험한 지진이 관련되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지진이라는 것을 경험했을 정도라면 지금 지구에서 뭔가 심상찮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게 아닌가 싶어 걱정이 된다.
태풍, 해일, 지진, 화산...남의 일이 아니었다. 유쾌하지 않은 흔들거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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