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아
자우림의 리더(보컬인가?) 김윤아를 원래 좋아한다. 호감/비호감으로 따지자면 호감쪽에 드는 연예인이다. 비록 그녀의 솔로나 자우림의 앨범을 산적은 없으나 그녀의 노래 실력은 인정하고 있던 터였고(내가 인정한다는게 어떤 의미가 있을런지는 모르겠으나), 언젠가는 자우림 콘서트도 가본적이 있었다(누가 공짜 표를 주긴 했다).
예전에 케이블 m net에서 일요일 아침마다 m net best 27이라는 순위프로를 한 적이 있었다(지금도 하는지는 모르겠다), 한시간은 가요 한시간은 팝에 한주간의 순위를 VJ가 소개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이때 VJ가 김윤아였다. 20대 중반의 한참 물오른 그녀는 말그대로 섹시 그자체였고, 그당시 나는 뮤직 비디오가 아니라 김윤아를 보기 위해서 그 프로그램을 보곤 했다(그녀가 VJ를 오래 하진 않았다).
간혹 그녀가 싫어질 때 도 있긴 했지만, 그녀가 비호감 쪽으로 바뀐것은 아니었다.
가령 언제가 들었던(10년도 더 된 것 같다) 그녀가 진행하던 라디오에서 비틀즈가 지루해서 못 듣겠다는 발언을 눈깜짝하지 않고 한다거나, 압구정동 술집에서 지금의 남편이된 치과의사(지하철 청담역 지하에가면 자기 얼굴을 대문짝만하게 넣은 치과 광고사진이 걸려있다)와 노닥거리는 것을 봤을땐 이건 이니다 싶기도 했지만, 이것은 음악 외적인 것이고, 이런것들이 아티스트 김윤아를 제대로 평가하는걸 방해해선 안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김윤아라는 이름이 언젠가부터 비호감을 넘어 무관심의 영역으로 옮겨지게 되었는데, 2005년 발매한 자우림의 팝 리메이크 앨범(靑春倪瓚 청춘예찬) 때문이었다. 이 앨범은 내가 최초로 지갑을 털어서 구입한 자우림의 앨범이었으나 이이러니하게도 그녀와 자우림의 최악의 앨범이었다(그녀의 앨범을 다 들어보진 못했으나 아마도 그러리라 추정).
사실 그 앨범을 구입한건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였다. 2005년 가을 내 생일을 기억한 친구 하나가 생일 선물로 아직 시장에 풀리지도 않은 자우림의 팝송 리메이크 앨범을 나에게 선물해주었던 적이 있다. 친구의 매형이 기획사쪽에서 일하셔서 발매도 안된 음반을 구할 수 있었던 것. 그런 귀중한 앨범을 우습게도그날 술을 마시다가 잃어버리고 말았다.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에 앨범이 발매되자 그 앨범을 구입했다(이 앨범이 지금까지 내가 산 가장 최근의 가요앨범이다).
그 앨범은 사고서 한동안 듣지 않고 있다가 iPod에 CD에 있던 노래를 다 인코딩 하고나서야 비로소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앨범은 불운하게도 미처 끝까지 들을 수 없었다. 그녀 식으로 해석한 필 콜린스, 너바나, 블랙 사바스오지 오스본의 명곡들을 듣고 있자니 말그대로 토할것만 같았다(앨범에 대해서 이런 표현은 처음 해본다). 한마디로 말해 내가 들어본 최악의 리메이크였다.
나만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 궁금해서 인터넷 검색을 해봐더니(창고닷컴 음반 덧글등등) 나와 비슷한 의견을 가진 사랑들이 다수 있었다. 그 이후로 김윤아(와 자우림)는 나의 관심 목록에서 지웠졌다. 싫고 좋고를 떠나 이젠 관심을 가지지 않기로 했다. 그녀가 앨범을 내던, 전직 VJ출신 치과의사와 결혼을 하던 말이다.
오늘 뉴스를 보다가 인터넷 다음에서 다음과 같은 기사를 발견했다. 상당히 도발적인 헤드라인에 속은게 아닌가 싶어 문제가되었다는 멜론쥬스라는 웹진에서 자우림의 최근 인터뷰 기사를 직접 읽어 봤다.
헤드라인처럼 도발적인 인터뷰는 아니었으나, 김윤아가 음악의 상품성을 운운할만한 처지는 아니라는건 확실해보였다. 인터뷰중, 김윤아의 발언은 아니었지만 비틀즈를 즐겨듣고 있다는 멤버들의 이야기 역시, 위에서 언급했던 김윤아의 발언이 비추어보면 허탈한 웃음밖에 나질 않았다.
마지막으로 기사에 문제된 내용에 대해서 한마디 하자면,
사람들은 변하기 마련이다. 김윤아도 변하고 나도 변하고, 음악하는 취향도 변하고, 듣는 취향도 변한다. 하지만 어떤 환경이 되더라도 음악이 망하는 경우는 없다. 음반 제작자가 망하는거지 아티스트나 음악 청취자(소비자라는 표현도 별로 맘에 들지 않는다. 청취자가 음반 사주는 봉인란 말인가? 리콜이나 환불을 해주지도 않으면서)는 인류가 망하지 전까지 절대로 망하지 않는다.
무관심의 영역으로 넘어간 김윤아에 대해서 이곳에서 다시 언급할 일이 있으려나 모르겠다. 아직도 그녀와 자우림을 좋아하는 팬들이 많이 있는 모양이니, 음반도 많이팔고, 오래오래 밴드 하시길. 단, 아무리 돈이 궁하더라도 제발 리메이크 음반만은 발매하지 마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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