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화불량
지난 번 글에 이어 책 이야기.
최근 통 소설을 못 읽고 있다. 근래에 박민규의 핑퐁을 읽긴 했으나 실망스러운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고, 알랭 드 보통의 에세이같은 소설을 읽고는 있으나 별 재미가 없어서 아직 두 챕터도 다 읽지 못한 상태이다.
최근에 이런저런 경로로 미실에 대해서 알게되었다. 미실은 신라시대 - 정확히 말하면 신라가 삼국 경쟁시 당에게 협럭하여 백제와 고구려를 망하게 하던 그시기 - 에 활약했던 여장부. 그러니까 클레오파트라 모양으로 섹스에 능통하여 그 힘을 바탕으로 권력을 주물렀던 여성이라고 한다.
소설 미실은 김별아라는 작가가 미실을 소재로 쓴 소설로 책 표지를 볼 것 같으면 세계문학상 1회 수상작이라고 홍보가 되어 있다(세계문학상이라는 상은 처음 들어본다). 여성이 쓴 요부 이야기라니 흥미가 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앞에서 말했던 소설 읽기 슬럼프도 극복해볼겸 2주 전쯤에 겸사겸사 이 책을 구입했다.
원래 역사에 관한 글 읽기를 좋하하는지라 약간의 기대를 품고 글을 읽게 시작했다. 그러나 나의 기대는 첫장에서부터 깨져버렸다.
작가는 미실을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고 그 소재를 생동감 있게 만들려 했던 것으로 하려 했는지, 지겨운(?) 역사적 서술은 거의 빼놓고 있었다. 미실에 대해서 거의 아는 정보가 없는 나로서는 한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 고통스러웠다.
이때 떠오른 생각이 10페이지쯤 읽어보고 재미가 없으면 책을 팔아버린다는 일본 어느 저술가의 글. 도저히 미실을 다 읽는 것은 시간의 낭비일 수 있겠다 싶어 책을 덮어버렸다.
음식으로 치자면 약간 씹어보지도 못하고 내뱉어 버린 셈이다. 머 좀 안타깝지만 - 책값이 아까워서 - 앞으로도 이런 경우는 부지기수일 터. 이런 경험도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으려한다..
오늘의 요점은 재미없는 소설책을 읽다 말았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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