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의 꿈은 아득히 - 가나와의 평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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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 프랑스 월드컵때가 기억난다.

94년 월드컵 대표팀이 상당히 선전을 했던 터라 98년 월드컵에선 당연히 16강 진출을 기대하고 있었다. 지금의 거리응원이라는 문화가 시작된 것도 98년 경 부터였다.

98년 프랑스 월드컵 네덜란드전. 한국은 강호 네델란드와 한 조가 되어서 예선 두번째 경기를 치뤘다. 이미 첫 경기를 망쳐서 16강 진출의 꿈은 아득해졌으나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밤을 새워가며 친구와 함께 TV 중계방송을 지켜봤다. 아시다시피 결과는 참담했다. 5대0. 골키퍼 김병지의 어이없는 듯한 얼굴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중계가 끝나자 시간은 새벽이 되어있었다. 허탈한 마음을 뒤로하고 집으로 가기위해서 침침한 눈을 비비면서 지하철에 올라탔다. 마침 조선일보 광고판 앞에서 밤을 새워가며 거리응원을 했던 일군의 축구팬들도 같이 지하철을 탔다. 그런데, 그 모습들이 가관이었다.
거리에서 밤을 샜으니 지쳤을텐데, 여기에 5대 0이라는 참담한 스코어를 실시간으로 봐버렸으니 얼마나 허탈했겠는가. 그들은 서로 위안의 말도 서로 건네지 못하면서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문득 98년 월드컵이 떠오른 것은 몇 시간 전에 치뤄졌던 가나와의 국가대표 평가전 때문이다. 지난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룩한 우리 대표팀의 경기력은 형편없었다. 아무리 친선 경기임을 강조한다고 해도 최종 평가전에서 1대 3으로 깨진 것은 아주 심각하다고 보여진다. 솔직하게 얘기해서 이번 월드컵에선 16강은 커녕 본선 1승 아니 1골이라도 기록하기 힘들게 생겼다.

수비는 수비대로 형편없고, 공격은 공격대로 마찬가지. 주전들이 모두 출전했다는 이번 평가전에서 대표팀은 한 번 제대로된 슈팅 기회조차 만들지 못했다.

본선 경기는 어쨌튼 지금과는 좀 다를 것이다. 공은 둥글고, 중력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각 팀의 전력은 대부분 드러났고, 이제 마지막 운이 어디에 따라주냐에 따라서 우리의 성적은 결정될 것이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운이 얼마나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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