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시대 마지막 까메오
이전 글에서 손예진에 대해서 쓰면서 연애시대 마지막편을 기대했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연애시대는 세네갈과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간의 평가전 때문에 11시가 넘어서야 시작을 했다.
생각보다 시시한 결말이었다. 이미 결혼한 남자 감우성이 어떻게 다시 손예진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 무척이나 궁금했는데, 손예진의 독백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버렸다. 마치 일본 가이낙스 만화를 보는 느낌이었다.
한참 재미있게 치고 박고 하다가 되도 않는 철학스러운 이야기를 늘어놓으면서 마무리를 하는,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마무리를 못하고 끝을 내는 그런 만화들 보면 좀 짜증이 나는데, 연애시대가 꼭 그꼴이었다. 기대가 커서 그랬는지, 실망도 컸던 것 같다.
결말도 결말이지만 마지막회를 보며 약간은 불쾌(?)했던건 마지막에 등장한 카메오 때문이었다. 오윤아의 딸로 나온 어린 배우가 엄마의 새로운 남자친구(?)인 남자에게 깜찍한 질문을 던지는 장면이 드라마의 마지막. 이때 카메라는 상대방 남자의 얼굴을 비춰주지 않음으로써 의외의 인물이 까메오로 출연 할 것을 예고한다. 얼마후 비춰진 의외의 까메오는 이문세였다.
느끼한 이문세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짜증이 확 밀어올라왔다. 드라마의 깔끔한 느낌을 완전히 뒤업었다고나 할까. 맛깔스런 떡을 먹다가 마지막에 설탕을 소금으로 잘못 찍어먹은 그런 느낌. 아무리 이문세가 노영심 - 노영심은 연출가 한지승의 와이프 - 과 친분이 있다지만, 이건 아니었다. 최악의 마무리. 차라리 오윤아를 한 번 더 나오게 하던지, 손예진을 한 번 더 보여주던지 할 것이지...
이렇게 말하면 내가 대단한 이문세의 안티팬 같지만, 사실 난 소시적 대단한 이문세의 팬이었다. 그의 4집같은 경우는 정말 앨범 전체를 테이프가 고장날때까지 돌려들었으니까(심지어 공익가요? 어허야 둥기둥기까지 기억이 날정도니).
아직도 추억의 노래들을 부른 이문세는 사랑한다. 그러나 생활 방송인으로 변신한 요즘의 그의 모습은 솔직히 별로 호감이 가질 않는다. 방송물을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지, 그들을 보고 있으면 세파를 다 겪은 늙은 여우들을 보는 것 같다.
그들도 생활인이기 때문에, 자신의 이미지를 변신시키고 시대에 걸맞은 스타로 변신하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 하지만 그런 모습이 과거의 자신들의 이미지까지 깍아 먹는다면, 팬의 입장으로는 안타까움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문득 그래서 진정한 스타가 되려면 단명해야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광석이나 유재하가 아직까지 살아있다면, 그들의 음악이 지금까지 제대로 기억되고 있을까? 자신을 산화한,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잃지 않은 아티스트들이 새삼 존경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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