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
어제는 친구 아버지의 장례식이었다. 운구를 해달라는 다른 친구의 부탁을 흔쾌히 승락하고 아침 일찍 서울대 병원 영안실로 향했다. 나를 포함해서 운구를 담당한 친구들은 모두 8명이었다.
생전에 카톨릭 신자이셨는지 모든 예식은 카톨릭의 예법에 따라서 거행되었다. 병원을 나와서 잠깐 생전에 다니셨던 성당에 들러 미사를 보고 장지로 향했다. 장지 역시 용인에 있는 카톨릭 공동 묘지. 죽전을 지나 약간 더 들어간 곳에 카톨릭 공원 묘지는 위치하고 있었다.
산 중턱쯤에 차가 멈추고 거기서부터 본격적인 운구가 시작되었다. 관은 생각보다 무거웠다. 8명이 장정이 드는데도 만만치가 않았다. 관의 무게 때문인지 아님 관에 들어있다는 시신 이외의 것들 때문인지는 잘모르겠다. 약 60미터의 거리로 별것 아니라고 봤으나 역시 만만치가 않았다. 8명이 들고도 모자라서 친구 친척분이 몇분 더 도와주셔서 겨우 묘지터에 관을 옮길 수 있었다.
카톨릭 예식은 결혼식이나 장례식이나 모두 엄숙하고 위엄이 있었다. 약간의 절차를 걸쳐서 관을 묘자리에 넣고 거기에 친구의 친척들이 꽃을 한송이씩 헌화한 다음 모든 예식이 끝났다. 친구의 어머니께서 가장 슬퍼하셨고, 친구와 친척분들은 담담하게 고인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계셨다.
베토벤이 그랬다던가, 그는 자신이 죽을 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연극은 끝났소. 박수를 치시오."
장례식은 장례식이기 때문에 어떻게 생각해도 즐거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누군가와 헤어진다는 것은 슬픔의 축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기뻐하려해도 기쁜 행사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언젠가 죽어야 하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라면, 죽음도 하나의 과정으로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20여년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처음으로 맞이한 장례식이었다. 운구를 한 것은 즐거운 경험은 아니었지만 의미있는 경험이었던 것 같다.
아무쪼록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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