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8월 15일
광복절이다. 60년 되었다고 한다. 길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아버지가 45년 해방둥이시다. 나의 아버지는 외자 이름을 가지고 계시다. 보통 흔한 외자가 아니라 매우 희귀한 외자이름이다.
아버지가 외자 이름을 가지게 되신데는 슬픈 원인이 있다. 창씨개명. 아버지가 해방둥이인 것은 맞는데 불행하게도(?) 3월에 태어나셨다.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아버지의 출생신고를 하실때 창씨개명을 하셨던 모양이다. 아버지도 이 사실을 모르고 계시다가 학교 갈때쯤에야 자신의 이름이 희귀한 외자 이름인것을 아셨다고 한다. 학교다닐때 까지야 그냥 어릴때 이름을 쓰셨는데, 사회에 나오시고 부터는 자연스럽게 주민등록에 기록되어 있는 외자 이름을 쓰시게 되었던 것 같다(아직도 아버지 어렸을적 친구분들은 주민등록에 기록되지않은 다른 이름으로 아버지를 부르신다).
올해가 광복 60주년이라고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 공중파 티비에서는 꾀나 공을들인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서 방송하고 있다. 독도문제니 야스쿠니신사 참배니 우경화되는 일본의 모습이 심상치 않으니 이런 프로그램 보는 것이 과히 편하지 않다.
1992년 8월 15일이 생각난다. 이 당시 난 재수생이었다. 그날도 종로학원에 갔었다. 수업은 없었으나 혼자 휴일 집에 있기엔 그냥 마음이 조급했다. 놀더라도 재수생들로 가득한 학원이 더 편했으니까.
학원에 어거지로 가긴 했으나 공부가 잘 될리가 없었다. 꽉막힌 교실에 에어콘은 안나오지 밖에는 시끄럽지. 날씨도 꿀꿀하고, 저녁이 되기전에 집으로 돌아왔다. 평범한 하루이지만 8.15 하면 나에게는 칙칙한 날씨의 8.15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우울했던 8.15였다.
13년이 지난 2005년 8월 15일 오늘은 스타벅스에 나와있다. 무선 인터넷이 되는 신사동 스타벅스 2층에 앉아서 노트북을 펴놓고 놀고 있다. 오후가 되니까 사람들이 하나둘씩 외출하는지 이곳도 처음 왔을때보다 많이 북적거린다.
커피도 다 마셨고, 내 집중력도 이제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 노트북을 덥고 나가야겠다. 지금 시간 오후 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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