댈러스와 피닉스의 차이는 더크와 내시의 차이
토요일 아침, 원래는 이시간에 영화를 보러 간다. 이번주에 개봉한 영화도 많고 아직 봐야지 생각하고 못본 영화도 많았건만, 피닉스와 댈러스의 NBA 플레이오프 경기를 두고 극장에 갈 수는 없었다.
1쿼터 중반쯤부터 경기를 시청했다. 공격의 팀들 답게 서로 정신없이 점수를 주고받고 있었다. 3쿼터까지는 댈러스가 10점 정도로 경기를 리드하고 있었다. 하지만 승부처는 역시 4쿼터.
코트를 휘집고 다니는 스티브 내시를 댈러스는 도저히 막질 못했다. 틈이 비면 돌파하고 가끔 쏘는 3점 슛은 안들어가는 것보다 들어가는게 더 많았다. 하지만 댈러스는 역시 강팀이었다. 내시의 슈퍼 히어로적인 플레이를 허용하면서도 용케 점수를 약소하게 나마 리드해갔다.
그러나, 기대했던 에이스 더크 노비츠키는 동작이 굼떴고, 허둥대다가 실수를 연발, 가끔 슛이 들어가긴 했으나 올스타에 걸맞은 활약은 아니었다. 테리의 경우 나름대로 득점을 많이 했으나 상대편 같은 위치의 내시에 비교할 수는 없었다. 결국 마지막 수비에서 스티브 내시에게 3점 클러치 슛을 허용하고 연장전 돌입. 연장전에서는 스타트마이어가 6파울로 퇴장 했음에도 불구하고 피닉스의 완승이었다.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한참 트레이드 시장이 뜨거울때 댈러스 매버릭스는 더크를 제외하곤 누구라도 바꿀 수 있다고 했었다. 아마도 이것이 올해 매버릭스의 가장 큰 실수가 아니었나 싶다. 내시를 버릴 것이 아니라 더크를 버렸어야 했다.
4쿼터에서 내시의 3점슛을 막지 못한 테리를 맹 비난하던 더크의 모습은 결코 팀의 리더(혹은 에이스)의 모습이 아니었다. 자신이 그만큼 잘했다면 모를까, 중요한 고비마다 실수를 연발한 입장에서 자신이 테리를 비난할 처지는 아니었다.
댈러스와 피닉스는 말그대로 백중세의 팀이다. 개개인의 능력들과 벤치 멤버의 능력을 수치로 합한다면 댈러스가 약간 강세일수도 있다. 하지만 팀의 에이스의 능력에 차이가 있었다. 까놓고 얘기해서 4대 2 정도로 스티브 내시의 능력이 더크 노비츠키의 능력을 압도했다.
지금까지 살아남은 4팀은 모두 자기팀의 뚜렷한 에이스가 있다. 샤크의 마이애미는 말할 것도 없고, 샌 안토니오는 팀 던컨. 피닉스에는 스티브 내/시가 있다. 디트로이트야 말로 이런 에이스가 존재하지 않지만 월러스 브라더스 정도라면 구지 에이스를 필요로 하지 않을 수도 있긴 하다.
이제 정말 진검승부가 되겠다. 최고의 팀과 최고의 스타들의 경기. 생각만해도 흥분된다. 이제부턴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플레이어인가를 가리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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