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xon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할 수 없다는게 요즘 나의 생각인 터. 무엇을 보거나 들었을 때 기억해야 할 가치가 있다면 웹로그에 조금이라도 끄적거리려고 한다.
올리버 스톤이 감독한 닉슨은 예전부터 한번쯤 봐야지 하고 생각만하고 보지 못했던 영화중 하나다. 올리버 스톤 감독의 영화중에 그런 영화들이 많은데, 아무래도 사회적인 비판의식이 강해서 항상 선택할때마다 뒷순위로 밀리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대통령의 탄핵이 국회에서 가결되고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나는 광화문의 촛불시위에 가는 대신 영화 닉슨을 대여점에서 빌렸다. 닉슨이란 사람이 도청때문에 탄핵 근처에 갔다고 하는데 과연 우리나라의 경우와 어떤점이 달랐기에 대통령을 사임했는지 궁굼했다.
수차례 졸다 깨다를 반복하면서 겨우겨우 영화를 다 봤다. 일단 깨닳은 것은 내가 미국 역사에 대해서 엄청나게 무지 하다는 것. 대강 케네디가 달라스에서 총맞아 죽은 것은 알았지만, 닉슨과 케네디사이의 끈덕진 인연이라던가, 닉슨이 베트남전 철군과 데탕트 외교 같은 엄청난 업적을 달성했다는 것은 영화를 보면서 처음 알게 된 것 같다. 도청 문제도 사실 그전 대통령들이 다 해오던 것이었고, 그가 사임한 이유는 그 도청한 테이프를 지키기 위해서라는 것도 몰랐던 사실이었다.
그가 파멸에 이르게 된 가장 큰 원인을 영화에선 그의 성격에서 찾는다. 닉슨은 부유한 명문가 출신 케네디와는 달리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었고, 학교도 변변찮은곳을 졸업했다. 항상 자신감에 차있고 국민들의 사랑을 받던 케네디를 그렇게 부러워 한것도 그의 열등감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국 아무도 믿지 못했던 닉슨은 감추고 엿듣는 초법적인 방법에 의존하게 되었고, 워터게이트로 파멸했다.
도청 문제는 내가 알던 것과 많이 달랐다. 일단 다른 전임 대통령들도 도청을 하고 있었고(이것 때문에 면죄부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자리를 사임하면서까지 지켜야 했던 도청한 테이프들은 그가 죽을때까지 공개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영화에선 각종 국가 기밀과 케네디 암살과 같은 중대한 정보가 그 테이프안에 있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공개가 되지 않은 이상(상당 부분은 닉슨에 의해서 지워지기도 했고) 그 정확한 내용은 아직도 알 수가 없다.
영화는 닉슨의 퇴임연설과 94년 그의 장례식 자료화면을 보여주면서 끝나게 된다. 미국 역사상 가장 불명예스럽게 대통령에서 물러났지만, 그 이면에는 다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끔 편집이 되어 있었다.
2004년 대한민국처럼 닉슨이 사임한 그때(74년)는 미국이 가장 분열된 때였다. 닉슨은 그의 대통령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미국을 내전상태로 몰고 갈 수 있었지만, 마지막 이성을 가지고 사임함으로 미국을 지켜낸다.
2004년 대한민국도 조금 양상이 다르긴 하지만 닉슨이 사임할 당시의 상황과 여러모로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다. 다른 점이라면 국회가 이성을 잃고 극단의 선택을 했다는 점이겠지.
references
닉슨 사임 연설 (74. 8.08) via 월간조선...http://monthly.chosu n.com/html/200005/200005040025_4.html
닉슨 연대기 ... http://www.americanhistory.or.kr/book/president/p-37.htm
0 TrackBacks
Listed below are links to blogs that reference this entry: Nixon.
TrackBack URL for this entry: /mt/mt-tb.cgi/91.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