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등수가 아니다

|

지난주부터 토요일 밤마다 MBC 신년기획 교육 3부작 <열 다섯 살, 꿈의 교실>이라는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다. 밤 11시 40분 그것도 토요일 밤에 방송되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운 프로그램이다. 쓸데없는 교육관련 토론 방송을 프라임 타임에 보느니 차라리 이런 다큐를 보여주는 게 나을 성 싶을 정도다.

1편 아일랜드 편은 뒤통수를 때리는 발상의 전환이 놀라웠다. 아일랜드 고교생들은 고등학교 과정에 들어가기 전에 1년동안 공부를 안하고 논다고 한다. 그렇다고 학교를 안 나가는 것은 아니고, 학교에서 준비한 각종 직업 체험 프로그램이라던지 취미 수업을 들으면서 1년을 쉰다고 한다. 아일랜드는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시험 경쟁이 치열하고 사교육도 발달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제도를 가지고 있다는게 놀라웠다. 그럼 이렇게 한참 공부할 시간에 1년 노는 아일랜드는 잘 못사는 나라인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이 나라 작은 나라지만 국민소득 4만불을 바라보는 선진국이란다.

2편 핀란드 편은 아일랜드보다 더 충격적이었다. 핀란드는 OECD에서 평가하는 중고생 학력 평가에서 매번 1등을 차지(그것도 월등한 성적으로)한다고 한다. 충격적이었던 것은 이 나라의 학교에선 등수를 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적표에도 등수는 써있지 않고, 단지 학업 성취도만 기록되어 있다. 학교는 평준화 되어 있으며, 우등반은 없어도 열등반은 존재해서 학력이 좀 떨어지는 학생은 석사 이상의 전문 선생이 배치된 특수학급예서 부족한 학력을 보충한다고 한다. 평준화된 학교에 등수도 밝히지 않는 이 나라도 못사는가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얼핏 생각해봐도 이동통신 단말기의 제앙이라 할 수 있는 노키아가 핀란드 회사이고, 리눅스의 창시자 리누스 토발즈가 핀란드 사람인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아닌가.

우리나라도 OECD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고교 학력등수가 2등 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중고생은 무한경쟁이라는 무시무시한 경쟁 아래서 신음하고 있고, 그 경쟁을 통과한 사람만을 위한 살벌한 세상이다. 이런 정글의 법칙에 인간의 교육이라는게 들어설 틈이 과연 있을까?

요즘 대통령 인수 위원회라는 곳에서 매일 발표하는 정책을 보고 있자니 정말 한심하기만 하다. 도대체 이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인지. 정말 교육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생각해 본 사람들이 맞는가 싶을 정도다. 7시 반부터 쓸데없는 회의하지 말고, 앞에 TV 가져다 놓고 MBC 다큐를 보는 것이 더 효율적일 듯 싶다.

핀란드의 한 학교 교장이 MBC 다큐에서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교육은 경쟁이 아닙니다, 경쟁은 운동 선수나 하는 것이지요

등수는 중요하지 않다. 적어도 교육에서는 말이다.

About this Entry

This page contains a single entry by link published on January 24, 2008 5:31 PM.

영어몰입교육의 허구성 was the previous entry in this blog.

누가 미쳤을까 is the next entry in this blog.

Find recent content on the main index or look in the archives to find all cont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