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심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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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여년 전쯤에 어떤 소년 잡지에서 어린이들에게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대략 세종대왕, 아인슈타인, 이순신장군, 에디슨 과 같은 인물이 등수에 있었는데 그 중에 의외의 인물이 한 명 순위에 있어서 놀란 적이 있다. 그 의외의 인물은 바로 심형래씨였다.

그당시 우리나라가 개그맨을 위인으로 인정해주는 사회였나 하면 그것은 아니었고, 사실 그가 세계적인 위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영화 때문이었다. 비공식 기록이라지만 그당시 심형래씨가 주연한 영화 영구와 땡칠이(감독 남기남)는 그 해 국내 최고 흥행작이었다. 여기서 비공식 기록이라 한 까닭은 그의 영화가 소위 말하는 개봉관에서 상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당시만 해도 개그맨이 만든 어린이 영화는 백화점 강당이나 어린이 회관, 혹은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재상영관 극장에서나 걸 수 있었다.

디워의 흥행이 그의 과도한 애국심 마케팅 때문이라는 비판과 영화의 CG가 좋아서였기 때문이라는 긍정론이 인터넷 판에서 열심히 토론중이다. 어제 밤에는 심지어 손석희씨가 진행하는 심야토론에도 디워를 주제로 이야기했다. 작년 괴물 이후로 개봉 영화가 시사토론의 주제가 된 적은 처음인 것 같다. 이번 토론의 특이한 점은 디워 관련 당사자는 단 한명도 안나왔다는 것이다. 괴물 개봉했을 때는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김기덕 감독이 손수 나왔지만 그가 괴물과 동시에 개봉했던 시간이라는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다.

디워의 흥행몰이가 대단하다. 심지어는 작년 괴물의 흥행 속도보다 관람객 증가 속도가 좋다고 한다. 일각에선 벌써 1000만 관객을 언급하기도 한다. 영화라는게 입소문을 많이 타는 장사란 것을 감안할 때, 이렇게 시사토론까지 나왔으니 흥행은 더 잘되게 생겼다. 씹어 주려고 해도 영화를 봐야하니까 말이다.

요즘 디워의 흥행 만큼이나 언론을 자주 타는 기사가 있으니, 학력 위조에 대한 것이다. 김옥랑씨(이분에 대해선 잘 아는 바 없지만)도 걸렸고, 이창하, 이지영, 이현세씨까지 줄줄이 걸려들었다. 교수를 하던 사람은 모조리 사퇴했고, 이현세씨 같은 경우에는 해명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죄를 고백했다.

단 한명 심형래씨만이 여기서 살아남았다. 영화가 개봉하기 직전에 심형래씨의 학력도 허위라는게 밝혀졌다. 심형래씨가 고려대 나왔다고 자랑한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부인한 적도 없었다. 이번에도 그는 어물땅 넘어갔다. 이상하게도 언론에서 심형래씨의 학력위조는 별로 문제를 삼지 않았다.

심형래씨는 디워 한편으로 학력위조 파문도 수습하고, 돈도 꽤 벌 것 같다. 몰릴뻔한 게임에서 역전 3점 홈런 쯤은 친 셈이다.

소위 말하는 카더라 통신에서는 안좋은 소문도 들린다. 디워의 제작비가 돈 세탁에 쓰였다는 말도 있고, 실제로 제작비도 300억이 들었다 하지만 그게 어디에 쓰였는지 명확하지 않다. 사실 처음에는 제작비가 700억이라고 했다가 최근에 배급사측에서 300억 들었다고 수정하기도 했다.

여하간 심형래씨 대단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어린이들에겐 세계적 위인으로 대접받고, 벤처 붐이 일었을때는 청년들이 본받을만한 신지식인이 되었다가, 2007년 여름에 비로소 욱일승천. 여기에 디워 한편으로 학력 파문도 싹 정리하고, 부자도 되게 생겼으니 여의주를 물고 용이되는 이무기는 바로 심형래 자신이었단 말인가?

그의 다음번 행보가 무엇일까. 이런 기세라면 그가 다음번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브라보 유어 라이프, 브라보 심형래다. 짝짝짝!

p.s. 영구와 땡칠이는 남기남 감독의 연출로 만들어진 영화. 해당 부분을 수정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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